이지현 9단이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중국의 리친청 9단과 일본의 후쿠오카 고타로 9단을 연달아 꺾으며 2연승을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성적을 넘어 한국 바둑 전체의 자존심을 지켜낸 값진 결과다. 특히 2017년 신민준 9단의 6연승 이후 8년 만에 한국 첫 주자가 연승을 기록한 것은 한국 바둑팬들에게 강한 희망을 심어주었다. 농심배는 한·중·일의 대표 기사들이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무대인 만큼, 초반 흐름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지현의 연승은 한국팀을 초반부터 선두에 세우며 큰 의미를 갖는다.
농심배는 단순히 한 경기의 승부를 넘어 한중일 바둑 패권 경쟁의 장이다. 따라서 첫 주자의 연승은 후속 기사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팀 전체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지현의 활약은 한국 바둑계가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기풍은 팬들에게 “이제는 믿을 수 있는 기사”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파란만장했던 본선 진출 과정
이지현의 농심배 본선 무대 입성은 그 자체로 드라마였다. 그는 2010년 제12회 대회 예선을 시작으로 무려 13차례 도전에 나섰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특히 20회와 21회 대회에서는 예선 결승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본선 문턱에서 탈락했고, 그 과정은 수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도전을 이어갔으며,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예선 무대를 밟았다.
그 결과 27회 대회 예선에서는 기적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한국 랭킹 2위이자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박정환 9단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번의 이변이 아니라,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결국 그는 14번째 도전 만에 본선 티켓을 거머쥐며, 그동안의 고난을 보상받는 듯한 드라마틱한 성취를 이루었다.
기량 상승세와 주요 성과
이지현의 기량은 2020년 제21회 맥심커피배 우승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당시 우승은 그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이후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군 제대 이후에도 꾸준히 승리를 이어가며 올해 초에는 무려 18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강자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26회 맥심커피배에서는 현 한국 랭킹 1위이자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신진서 9단마저 꺾으며 또 한 번의 이변을 연출했다. 이는 단순한 우승을 넘어 “이제는 누구와 맞서도 당당히 싸울 수 있는 기사”라는 확신을 심어준 경기였다. 그 결과 그의 세계 랭킹은 빠르게 상승해 현재는 한국 랭킹 5위까지 올라서며 확실한 주전급 기사로 자리매김했다.
리친청 9단과의 첫 본선 대국
3일 중국 청도 농심공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이지현은 중국의 리친청 9단과 맞붙었다. 본선 첫 대국이라는 부담감이 클 법했으나, 그는 흔들림 없는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한 그는 안정적인 수읽기와 차분한 운영으로 상대가 반격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본선 데뷔전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이 승리는 단순히 한 판의 결과를 넘어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되살린 값진 성과였다. 무려 8년 만에 한국이 농심배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며, 이는 한국 팀 전체의 자신감을 북돋우는 계기가 되었다. 대국 후 인터뷰에서 이지현은 "첫 경기의 긴장감이 사라져 내일은 더욱 편안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곧이어 펼쳐질 2국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후쿠오카 고타로와의 두 번째 대국
이어진 2국에서 이지현은 일본의 후쿠오카 고타로 7단과 대결했다. 이번에도 그는 초반 포석부터 우위를 점하며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중반 하변에서의 치열한 접전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고, 이후 후쿠오카의 반격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14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는 이지현이 단순한 신예가 아닌, 강자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기사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경기 후 그는 "어제보다 훨씬 편안하게 둘 수 있었다"며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했다. 첫 승리의 경험이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승리로 한국은 농심배에서 첫 주자가 2연승을 기록하게 되었으며, 이는 2017년 신민준 9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 바둑은 다시 한 번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게 되었고, 이는 팀 전체의 사기와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 바둑에 불어온 새 바람
이지현의 연승은 한국 바둑계에 단순한 승리를 넘어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최근 몇 년간 국제대회에서 중국 기사들의 강세가 이어지며 한국 바둑이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농심배에서 이지현이 보여준 기량은 한국 바둑이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지현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강인함, 그리고 치열한 접전에서도 승기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은 향후 한국 바둑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의 활약은 후속 기사들에게도 강한 자극이 되었으며, 한국팀 전체가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에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팬들 또한 오랜만에 농심배 초반부터 환호할 수 있었고, 한국 바둑의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농심배에서의 전략적 의미
농심배는 개인의 승부와 동시에 국가 간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그렇기에 첫 주자의 연승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이는 팀 전체의 전략적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며, 후속 기사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 이지현의 2연승은 한국 팀에게 안정적인 출발을 선사했고, 중국과 일본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는 향후 대회 흐름에 있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승은 한국 바둑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신진서, 박정환 등 기존 주력 기사 외에도 이지현과 같은 새로운 강자가 본선 무대에서 활약함으로써 한국 바둑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는 한국 바둑이 앞으로도 국제 무대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지현의 향후 과제와 기대
이지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농심배는 후반으로 갈수록 세계 최정상급 기사들과의 대결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의 연승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중요한 관심사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이지현의 기세를 꺾기 위해 강력한 주자들을 투입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지현은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 꾸준한 성장세와 흔들림 없는 기풍, 그리고 무엇보다 좌절을 딛고 본선 무대에 선 집념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이지현이 한국 바둑을 이끌 새로운 핵심 기사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결론: 한국 바둑의 새로운 희망
이지현의 농심배 2연승은 단순한 성적을 넘어 한국 바둑의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 그는 14번의 도전 끝에 본선에 올라서자마자 연승을 기록하며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세웠고,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이번 성과는 개인적인 성취일 뿐만 아니라, 한국 바둑 전체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바둑계가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이지현의 도전과 성취는 후배 기사들에게도 강력한 자극이 되었으며, 한국 바둑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의 연승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국 바둑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있다.